팟캐스트 대담을 단일 성우로 낭독 『이어 제로』
'여러 화자가 등장하는 원고인데 목소리 하나로 읽어도 됩니까?'
오디오북 제작 문의에서 자주 받는 질문입니다. 됩니다. 다만 배역을 나누는 대신 변성을 나눠야 합니다.
지난달 완성한 『이어 제로』가 꼭 그런 원고였습니다.
2025년 12월 오스틴에서 오간 세 시간짜리 대담을 열세 개 쟁점으로 다시 짠 논픽션입니다.
원고는 9만 3천 자, 종이책으로 160쪽. 오디오북은 4시간 9분 12초에 파일 열다섯 개로 나왔습니다.
첫 장에 이런 문장이 있습니다.
「인류는 디지털 초지능의 생물학적 부트로더입니다.」
이 한 줄이 큰따옴표 안에 있는 대화문입니다. 바로 다음 문장부터 부트로더가 무엇인지 설명이 붙습니다. 원고 전체가 이 리듬입니다. 그래서 이 책의 제작 노트는 '인용을 어떻게 읽을 것인가'에서 시작합니다.

단일 목소리, 여러 대화가 원고의 3분의 1이면
이 원고에서 인용은 장식이 아니라 뼈대입니다. 쟁점마다 두 사람의 말이 먼저 나오고 그 말을 풀어 주는 해설이 뒤따릅니다. 한 문단 안에서 화자가 두 번 바뀌는 경우도 흔합니다.
여기서 흔한 실수가 인용을 연기(변성) 낭독으로 처리하는 것입니다.
큰따옴표마다 목소리를 바꾸면 듣는 사람은 열세 개 장을 지나는 동안 누가 말하는지를 계속 추적해야 합니다. 라디오 드라마라면 맞는 선택이지만 이 책은 쟁점을 따라가는 책입니다.
그래서 읽는 사람은 한 명으로 두고 인용과 해설의 속도와 변성의 감정표현을 나누었습니다.
인용은 조금 느리고 낮게. 해설은 평평하게. 같은 문장이 반복될 때는 두 번째를 더 낮춥니다.
제13장에서 같은 문장이 세 번 나옵니다.
「실리콘 회로는 소금물 속에서 진화할 수 없어요. 부트로더가 필요합니다. 우리가 부트로더입니다.」
세 번째에서 처음으로 문장이 무겁게 들리도록 남겨 두었습니다. 목소리를 바꾸지 않고도 화자가 바뀐 것이 들린다면 그 원고는 단일 낭독으로 갑니다. 저희가 오디오북 제작을 시작할 때 원고에서 가장 먼저 보는 것이 이 지점입니다.
자연스럽다는 낭독은 결국 무엇?
두 가지를 봅니다.
하나는 방금 적은 변성의 분리입니다.
다른 하나는 음악으로 분위기를 변경하는 것 입니다.
이 책의 음악은 74BPM에 F단조 한 규칙으로 통일했습니다.
인트로 120초를 빼면 장이 바뀌는 자리에만 들어갑니다. 숫자와 고유명이 몰리는 구간, 예를 들어 고래와 상어의 수명이 연달아 나오는 제7장 앞부분에는 음악을 비웠습니다.
정보가 촘촘한 곳에 음악이 깔리면 숫자 낭독이 어설퍼집니다.
완성본은 편집자가 처음부터 끝까지 매우 꼼꼼히 들으며 검수를 거듭합니다. 열다섯 개 파일의 음량이 서로 맞는지도 귀를 쫑긋 세우며 확인합니다.

퍼블리셔 여름에서 샘플을 직접 들어보세요
설명보다 샘플을 들어보는 것이 빠릅니다. 인용과 해설이 어떻게 갈리는지, 장이 바뀔 때 음악이 어디서 들어오는지가 샘플로 들어보실 수 있습니다.
비용과 기간은 이렇습니다
비용은 성우 제작의 절반이 안 되는 수준입니다. 제작에 대한 일정이 급한 건은 앞당겨 진행을 도와드립니다. 수정은 원고 전체의 5% 미만 범위에서 1차 수정까지 무상입니다. 발음 오류나 낭독 누락처럼 명백한 오류는 기간과 상관없이 무상 수정을 도와드립니다.
보내주실 것은 원고 파일 하나입니다. 목차와 본문이 구분되어 있으면 충분합니다. 챕터를 어떻게 자를지와 파일을 몇 개로 나눌지는 저희가 원고 완성해드립니다.
『이어 제로』는 목차가 열아홉 줄인데 파일은 열다섯 개입니다. 각 PART의 도입과 그 PART의 첫 장을 한 파일로 묶어 청취자에게 가장 자연스럽게 들리도록 하였습니다.
플랫폼별 파일 규격과 챕터 표, 러닝타임이 정리된 메타데이터를 완성본과 함께 드립니다. 스튜디오 여름이 오디오북 제작에서 발행하는 고객의 유통 업무를 줄여 드리기 위해 잡아 둔 범위입니다.
참고로 스튜디오 여름 제작 실적은 누적 300권이 넘고 발행처는 56개사입니다.

이 도서에서 실제로 어려웠던 점은?
모든 낭독에는 어려움이 있습니다. 이 책에서 걸린 곳은 영어 원문이 먼저 나오고 번역이 뒤따르는 구간이었습니다. 제9장이 그렇습니다.
「Don't worry about squirreling money away for retirement in like 10 or 20 years. It won't matter.」
종이에서는 원문과 번역이 나란히 놓이면 독자가 눈으로 건너뜁니다. 소리에서는 같은 내용을 두 번 듣는 일이 됩니다. 이 책은 영어를 살리고 번역을 이어 붙였습니다. 다만 이런 구간이 스무 곳을 넘어가는 원고라면 낭독본에서 한쪽을 낭독하지 않는 방안도 좋습니다. 원고를 손대는 결정이라 반드시 출판사와 상의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원고를 어떤 상태로 보내드려야 오디오북 제작 견적이 나오는지 궁금합니다
목차와 본문이 구분된 원고 파일 하나면 오디오북 제작 견적을 내기에 충분하고, 확정 원고가 아니어도 됩니다. 분량과 예상 러닝타임을 계산해 견적서를 회신드립니다.
본문에 붙은 미주 번호나 장 번호도 낭독에서 그대로 읽어 주시나요
대부분은 읽지 않습니다. 『이어 제로』에도 인용 뒤에 번호가 붙은 자리가 여럿 있었지만 낭독본에서는 전부 뺐습니다. '제10장에서 다루겠지만' 같은 교차 인용은 '뒤에서'처럼 청취자의 입장에서 낭독합니다.

이 책은 인류를 부트로더라고 부르며 끝납니다.
부트로더는 운영체제를 불러오고 사라지는 작은 프로그램입니다.
오디오북 제작도 비슷한 구석이 있습니다. 잘 만든 오디오북은 목소리가 신경쓰이지 않고 책의 내용만 독자에게 고스란히 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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